아티스트 김참새의 그림이 주는 첫인상은 밝고 명랑합니다. 알록달록한 색이 주는 경쾌함은 보는 사람의 기분을 산뜻하게 만들고 구불구불한 선은 자연스러운 율동감을 느끼게 해주죠. 잘 보이는 곳에 가까이 두어도, 문득 시선이 닿는 곳에 멀리 걸어도, 그림이 전하는 특유의 감수성은 언제나 그것이 놓인 공간에 매력을 더합니다.
하지만 그뿐일까요? 찬찬히 주의를 기울이면 작품에 담겨있는 한층 깊은 감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두커니 앉아 있는 강아지는 난생처음 보는 빛깔로 그날의 기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힘차게 팔다리를 휘젓는 소녀는 눈물방울을 떨구면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는군요. 새, 토끼, 물고기, 꽃잎 등 우리에게 친근한 자연물조차, 저마다 색다른 곡선 한 줄기, 낯선 색깔 한 조각을 품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행복한 활기뿐만 아니라 울적함과 창피함, 고민과 용기, 피곤과 흥분까지 모두 느낄 수 있지요. 아티스트는 수많은 감정들 중에 어떤 감정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일까요? 여러분은 어떤 기분과 느낌의 자취를 발견하며 따라가고 계시나요?
김참새는 어떤 해석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다양한 관점 모두 가능하다고 덧붙이고요. 다만, 자신의 작품이 다른 어떤 것을 위함이 아니라 감정에 관한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게 강조합니다. 굉장한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느끼고 들여다보기 위해, 그녀는 감정에 주목하고 가능한 그 깊은 곳까지 내려갑니다. 그렇게 발견한 깊은 감정은 단순하지만 선명하기 때문에, 어김없이 삶의 장면 장면을 고유한 색으로 물들이지요. 김참새에게는 예술을 짓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결국 삶에 대한 것입니다. 그녀의 작품을 통해, 여러분 또한 가장 단순하면서도 깊은 감정을 향해 가라앉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그저 삶을 위해서 말입니다.
_
Subscribe an Experience of Art Monthly Artwork, Pinz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