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ease] Vol.43 "Forest Sunrise" NEWS

[Release] Vol.43 "Forest Sunrise"
PINZLE 핀즐 | 2021-05-28 15:45:05

Vol.43 Forest Sunrise

2021. 4. 23

Pinzle News Letter

깊고 울창한 숲속, 다양한 나무들이 모여 고요한 삶의 분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중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곧게 뻗은 줄기와 새하얀 수피의 자작나무. 백색의 군집이 이루는 형체미도 아름답지만, 줄기에 새겨진 옹이가 사람의 얼굴만큼 천차만별이어서 나무마다의 표정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아침이 되자 햇살이 쏟아지며 숲속 곳곳에 빛의 무늬를 더합니다. 자작나무는 푸르스름한 어둠을 벗어던지며 환하게 빛나고 무성한 잎사귀는 황금색으로 물든 채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을 반갑게 맞이하는 자작나무의 미소가 화면 가득 번지는 것 같습니다.

아티스트는 고유한 화풍으로 ‘숲의 일출’ 장면을 그려냅니다. 각지고 평평하게 그려진 나무들에게선 입체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화면 앞 쪽의 전경과 대조를 이루도록 어둡게 그려진 후경을 통해 독특한 공간감이 만들어집니다. 오래된 지도나 고서적의 삽화를 떠오르게 만드는 유진 프로스트의 화풍은 대자연의 아름다운 장면을 한층 극적으로 표현해냅니다. 꽃샘추위를 견디며 봄이 짙어지기를 기다리는 4월, 유진 프로스트가 전하는 자작나무의 풍경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요?

거의 모든 자연적 색상과 대조를 이루는 자작나무의 특별함은 새하얀 설경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합니다. 그래서인지 초록이 울창한 숲속에서의 자작나무라는 주제가 색다르게 느껴지는데요. 차갑고 삭막한 계절이 떠오르는 자작나무지만 실은 따뜻한 햇볕을 간절히 기다린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껍질이 품고 있는 기름기 덕분에 추위에 강하긴 하지만 자작나무는 양지에서만 군집을 형성하는 극양수(極陽樹)라고 합니다. 몸통에 새겨진 옹이들은 충분한 햇빛을 받아 내기 위해 곧게 위로 솟구치며 스스로 잔가지를 떨군 상처의 흔적이고요. 벗겨지는 껍질을 다시 한번 두르고 잔가지를 쳐내는 간절함이 담겼는지, 4월에 피는 자작나무 꽃의 꽃말 또한 ‘당신을 기다립니다’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나요? 꿈꾸던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도, 소중한 새 생명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각자의 소중한 순간들을 기다리며 보통의 나날들을 견디는 우리의 모습 역시 나무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껍질이 벗겨지고 상처가 남도록 잔가지를 떨구어도 참고 또 기다리며 묵묵히 위를 향해 자라나는 자작나무처럼 말이지요. 그 꽃말처럼 소중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 모두에게 아침햇살을 맞이한 아름다운 자작나무의 풍경을 전합니다. 4월에는 여러분이 기다리던 그 순간이 반드시 찾아올 거예요. 그날이 오면 환하게 밝아지는 숲속의 아침처럼 아름답게 빛날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Editor’s Letter] by 하민철 편집장

♬ 함께 감상하면 좋을 음악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콘텐츠가 그림과 함께 경험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별한 순간을 기다리며 보통의 매일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아래의 노래를 전합니다.
그 기다림의 끝에 밝은 희망이 더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https://apple.co/2QHLWPF

1. Koko (Instrumental) - Ryuichi Sakamoto

2. 나뭇잎이 떨어진다 (Instrumental) - Kim Kwang Min

3. Blackbird - The Beatles

4. Grand Plan - Dan Croll

5. Lemon (feat. Sharon Van Etten) - Local Natives

6. Keep Going - This is the Kit

7. Flint (For the Unemployed and Underpaid) - Sufjan Stev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