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질
듯 무수한 별이 반짝이는 밤길을 홀로 걷는 사람이 보입니다. 배낭에 매달린 조개껍데기와 지팡이를 보아하니
순례자의 길을 지나는 중인 것 같기도 합니다. 희미한 달빛에
의지한 채 캄캄한 밤을 걸어가는 주인공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어떠한 마음일까요? 우리의 호기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순례자는 새벽녘의 그믐달을 지나
밤의 장막을 걷으며 또 하나의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48번째 아트워크로, 핀즐은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 프란체스코 본조르니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Volevo solo camminare” 우리말로 “그냥 걷고
싶었어”라는 뜻의 제목과 함께 아티스트는 낭만과 상징이 넘치는 장면을 우리에게 전합니다. 직관적이면서도 함축적인 그의 스타일은 마치 시를 읽듯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는데요. 하염없이 걸음을 옮기는 순례자의 여정과 그가 열어젖히고 있는 밤의 장막에, 여러분은
어떤 의미를 담아 바라보고 계실지 궁금해집니다.
요즈음의
일상이 아득하게 느껴지는 분이 있다면, 마치 밤길을 혼자 걷는 것처럼 캄캄하게 느껴진다면, 칠흑의 시간 끝엔 곧 아침이 밝아 온다는 것을 떠올리셨으면 좋겠습니다. 매일매일
한 걸음씩 옮기다 보면 곧 그 어둠이 끝나는 때가 분명히 올 거예요. 밤의 장막을 걷고 새로운 아침을
향해 걸어가는 아트워크 속 주인공처럼, 성실한 걸음 옮기기를 멈추지 않는 여러분의 삶에도 곧 새로운
전환점이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밤을 지나자 아침이 오는 것은 자명하지만 그것을 나의 현실로 받아들이기
위해선 용기 있는 한 걸음이 필요합니다. 아트워크를 통해 여러분이 내딛는 오늘의 걸음에도 용기가 더해지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